늦가을 상념

2006/11/18 22:00
며칠 전 국회도서관에 갈 일이 있어 여의도의 어느 가로수 길을 거닐다가..
문득 내 입에서 "아~ 가을이구나!" 라는 감탄사가 살포시 흘러나왔다.
그렇게 매우(!!) 쌩뚱맞게 늦은 가을과 처음 인사를 나누고 있는 나를 보니
그간 참 여유없이 살았다는 생각이 들어 무척 당혹스러웠다.

어릴적엔 제일 먼저 가을을 반기고,
또 제일 늦게까지 가을을 놓아주지 못했던 나였는데..
어설프고 우습긴 했지만
가을이 오면 마치 시인이라도 된 듯
한 소절의 시 정도는 끄적이며 살아왔던 나인데..
... 이 씁쓸한 기분을 뭘까?

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" 바스락... " 발 밑을 지나가고 있는 가을 소리


내게만 유독 늦게 찾아온 가을을..
서둘러 보내기엔 아쉬움이 너무 많이 남아서일까?
비록 벌써 입동이 지났다며 면박을 주는 자가 곁에 있을지언정,
이제서야 가을을 보기 시작한 나는..  
아직도 이 가을의 끝자락에 서 있노라고 말하고 싶다..

오늘,
낙엽이 되어 길가에 이리저리 흩어진 수천가지의 가을을 보며..
이 가을이 다 지나가기 전  '아름답다..'는 말 한마디 남길 수 있어 참 감사했다.
그래도 아직은 지나가는 또 한번의 계절에 대해 이토록 궁상스런(?) 미련을 갖는 내가..
스스로 미련스럽게 느껴지기 보다 조금은..
... 사랑스럽다 :)


아무리 바빠도 메마른 정서로는 살아가지 말아야지.
그건 정말 의미없는 삶이 될테니까..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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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osted by sara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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